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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나는 무대 연출가로서, 많은 무대를 원했다. 특정 극단에는 소속되지 않고, 의뢰받은 무대를 연출하러 갔지. 그리고 내가 연출한 무대는 어느쪽이든 각광 받고 성공을 거뒀다. 결과, 나는 업계 내에서 많은 요청을 받았고, [젊은 천재] 라고 칭찬받으며, 바쁘지만 충실한 매일을 보내고 있었지.
매니저: 아일 씨! 아일 씨에게 연출 전반을 담당해달라고, 새로운 극단에서 또 의뢰가 왔습니다.
아일: 어디 극단? 이름은?
매니저: 으음, 뭐라고 읽는걸까........ 여기에 적혀있습니다만.....
아일: 흐ㅡ응.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네. 그런 무명인 곳은 버려도 돼.
매니저: 알겠습니다! 아일 씨, 자기 극단을 만드는 데에 바쁘시니까요.
아일: 아아, 그말대로야. 재능 낭비를 하고 있을 시간 없어. 너도 기자 회견의 준비를 제대로 잘 해두라고.
매니저: 네, 맡겨주세요! 이야, 정말. 아일 씨의 극단을 만드는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예전에도 말했었지만, 역시 저는 아일 씨의 매니저가 되어서 행복합니다!
아일: 흥, 그렇게 몇 번이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만큼 나를 위해서 제대로 일 해.
매니저: 넵!
순풍만범. 나는 많은 극단의 연출을 맡는 한편, 자신의 극단을 만들기 위해, 분주했었다.
아일: (드디어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고....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내 꿈이 이루어져......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든 내 무대.......)
모든 것이 기대한 대로였다. 내 극단에 대해 공표한 기자회견에서는, 기자도 팬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주목했었지.
아일: 이번에, 저, 우타카타 아일은 극단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각본에서 연출 전부를 제가 맡은 극단의 창단 공연을 하겠습니다. 제가 믿을 수 있는, 최고의 배우를 뽑겠습니다. 상세한 건 후일 발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아아, 박수가, 플래시가 기분 좋아. 엄청ㅡㅡ)
나는 점점 나의 극단을 만드는 것에 취해있었다.
아일: (재능도 없는 주제에 천재라는 이름을 가진 하찮은 사람들에게, 나라는 천재가 진짜 무대를 보여주마ㅡㅡㅡ!)
꿈이 이루어진다.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무대의 신에게 사랑받는 남자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자신이 재능이 있다고 인정한 자들만을 극단에 맞이해, 창단 공연 때문에 연습에 힘쓰던 나날.
아일: (연극은 연습장에서 만들어지는 게 전부야.)
꿈에서까지 봤던 진짜 천재의 무대를, 이 극단원들과 함께라면 만들 수 있어,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공연 전날. 악몽은 느닷없이 막을 열었다.
아일: ㅇ, 오지 않는다고.......? 그것도 전원이?
매니저: 네......! 연락도 되지 않게 되어서.......
아일: 그런.......바보같은.......
극단원이 전원, 돌연 자취를 감췄다. 연습장에서 불온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을텐데, 그렇게나 무대에 대한 열정을 말했었을텐데. 그 누구도, 극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일: (이건 분명 뭔가 문제가 있었던거야! 내가 진심으로 신뢰하는 배우를 골랐다고. 이 내가 만든 무대가 공연할 수 없을 리가 없어!)
나는 그 날까지 그 녀석들을,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믿고 있었다. 공연이 시작하기 직전까지는 와 줄거라고. 내가 만든 무대에서 배우를 하고 싶지 않은 녀석이 있을 리가 없어, 하고. 하지만..... 오지 않았다.
매니저: 아일 씨, 이제 포기해요. 공연은 중단이에요.
아일: 그런!! 싫어!! (내 무대가...... 꿈이........)
하지만 아무리 싫다고 해도, 나 혼자서 무대의 막을 여는 건 할 수 없었다. 극단은, 한번도 공연을 하지 않은 채로 해산. 단원을 도망가게 한 연출가에게 가치는 없어. 세상은 손바닥 뒤집듯 나에 대한 반응이 달라졌다. 이때부터 내 인생은 전락하기 시작했다.
아일: 어째서! 이 무대의 연출은 첫 공연부터 내가 했었잖아! 다른 연출가로 바꾸다니!
각본가: 너에게 연기 지도를 받고 싶지 않다고 극단원으로부터 의견을 받아서 말이야. 미안하지만 그만둬 줘.
아일: 그런........! (별 볼일 없는 녀석 주제에, 지금까지 보살펴줬더니ㅡㅡ웃.)
계속 맡고 있었던 극단에서도 연출 담당에서 잘리게 되었다. 주위에서 나를 칭찬해주며 따라다니던 인간들 전원이 없어졌다. 아무리 애를 태워도, 새로운 연출 의뢰조차도 사라졌다.
아일: 어이! 왜 이 극단의 연출 의뢰도 취소인거야! 의뢰해온 건 저쪽이잖아!
매니저: ......무명이라고 걷어찬 건 아일 씨잖아요.
아일: 지금은 해주겠다는거잖아! 너는 내 매니저잖아! 뭐라도 해봐!
매니저: 하아, 무리에요...... 아일 씨. 왜냐하면 상대 극단에 거절당한 명확한 원인이 있으시잖아요.
이일: 하? 뭐가 원인이라는거야!
매니저: 당신의 가치가 없어졌다는거에요.
아일: 가치.......? 하하.......무슨 소릴 하는거야?
매니저: 모르시겠습니까? 더이상, 당신은 천재 연출가 [우타카타 아일 선생님] 이 아니란겁니다.
아일: 뭣.........! (내가, 천재 연출가가 아니야...... 그만큼 무대에 사랑받아온, 이 내가......?)
매니저: 극단원이 공연 직전에 전부 그만둔 건, 당신에게 분명한 원인이 있어. 뭐, 원인은 알고 있습니다만...... 당신의 그 고압적인 태도에, 모두들 싫증이 난거겠죠. 신뢰받지 못하는 연출가가 되었으니, 어떤 극단이더라도 일을 맡길 리가 없잖아요.
아일: 나는..... 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
매니저: 세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실제로 점점 당신은 일이 없어지고 있으니까.
아일: 그건, 지금부터 너와ㅡㅡ
매니저: 이제 무리에요....... 저는 오늘 이후로, 아일 씨의 매니저를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아일: ㅡㅡ웃?! 그런..... 너는 내 매니저가 되어서 행복하다고 말했었잖아......
매니저: 네, 행복했었어요. 그건 당신이 영광의 길을 걸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영광의 길을 벗어난 지금은 당신에게 용건이 없습니다.
아일: ...........
매니저: 하~, 봉급이 높은 게 장점이었는데 말이야~ 뭐, 당분간은 저금으로 어떻게든 되려나......
아일: (이 녀석은...... 돈 때문에 나를 따른건가?)
매니저는 나처럼, 숭고한 마음이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지탱해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녀석은 가치가 없어진 내 곁을 떠나갔다. 내 곁에는 아무도 없어. 홀로 남겨진 나에게는.......
아일: (나는 천재 같은 게 아니었던건가........ 무대에 사랑받는 것도 아니었다.......는 건가.)
나는 더 이상 연출가로서의 자리 같은 건 어디에도 없었다. 천재 연출가 우타카타 아일은, 창단 공연이 실패했을 때에 사라졌다. 나의 연출가 인생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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