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ㅡㅡ후일
P: (에바 군, 배역 연구는 순조로울까? 어려운 역할이니까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니면 좋을텐데....... 조금 상태를 보고 오자.)
P: 아, 있다있다. 에바 군, 꽤나 진지한 얼굴로 뭘 읽고 있는거야?
에바: 응? 아아, 메시아인가. 이건ㅡㅡ 죄와 벌. 네 놈도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나?
P: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이지?
에바: 아아. 이번 역할을 하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말이지. 이걸 정독하고, 정의를 위해서 죄를 지어도 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P: 확실히 정의에 대해서 생각하기에는 딱 맞는 책일지도.
에바: 메시아는 그 뒤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은 정리되었나?
P: 으음...... 역시 아직은 잘 모르겠달까. 하지만 사람마다 각자 생각하는 건 다를거라고 생각해.
에바: 그건 나도 동의한다. 나는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이 반드시 모두의 정의라고는 할 수 없어. 예를 들어, 가난에 시달리던 중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가족을 위해 탐욕스러운 부자로부터 도둑질을 하여 죄인이 된 청년이 있다고 하지. 청년의 행위는 과연 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그 행위를 죄라고 인정하고 심판을 내려도 되는 것인가. 목숨을 구한 가족에게 있어서는, 가족을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 청년의 마음이 정의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P: 그건........
에바: 가치관이나 과거, 사상에 의해서 정의는 달라지겠지.
P: 가치관이나 과거, 인가........ 혹시 에바 군에게 있어서 정의란, 그 청년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지키는 일, 이려나?
에바: ! ㅇ, 어째서 안 거지.
P: 에바 군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가장 소중히 하는 가족을 지키는 게 정의일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고. 정답이었어?
에바: 절반은 맞아. 허나 절반은 오답이라고 할 수 있어. 나는 가족이 소중하다. 하지만, 가족만이 소중한 게 아니야. .....메시아여. 나는 정의란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P: 사랑........?
에바: 만약 반대로, 메시아가 눈 앞에서 위험에 처해 있다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겠지. 흉기를 드는 것이 죄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메시아를 구하고 싶다는 일심으로, 떨면서 흉기를 손에 잡을 것이야. 그건 그곳에, 메시아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죄를 지은 것이라면, 그건 용서받을 수 없는 슬픈 정의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P: (에바 군, 벌써 역에 몰입한 것 같아. 그만큼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어.......)
에바: 나는 재판관의 지배인. 죄인이 저지른 죄를 꾸짖지 않으면 안 돼. 허나, 슬픈 정의를 범한 죄인을 이 손으로 심판할 수 있는 것일까. 이토록 사랑스럽다는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사랑을, 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연애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헌티드•심퍼시 1화 (잇세이) (0) | 2020.08.21 |
---|---|
의와 죄와 벌 3화 (에바) (0) | 2020.08.21 |
의와 죄와 벌 1화 (에바) (0) | 2020.08.21 |
두사람 만의 공부회 3화 (사쿠) (0) | 2020.08.03 |
두사람 만의 공부회 2화 (사쿠) (0) | 2020.08.03 |